성공/기업경영

새사업 않더라도 핵심분야 경쟁력 키워야

daumstar 2008. 5. 14. 00:09
새사업 않더라도 핵심분야 경쟁력 키워야
똑같은 실수 반복않게 의사결정과정 체크

◆Biz Trend / 오래 사랑받는 일등기업의 비결◆

매출이 크게 늘고 주가도 연일 오르면서 고객과 투자자에게 호평을 받는다면 분명 '좋은 기업'일 것이다. 하지만 '좋은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공의 길을 가는 것은 아니다. 짐 콜린스는 여기에 착안해 저서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에서 괜찮은 회사가 위대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다만 짐 콜린스는 미국 기업만을 분석했다는 한계를 지녔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는 '장기적 성공을 위한 4가지 원칙(The Four Principles of Enduring Success, 크리스천 슈타들러, 2007년 7ㆍ8월호)'에서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유럽 기업 가운데 9개를 위대한 기업(금메달리스트)으로 꼽고 이들을 분석했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 교수인 크리스천 슈타들러는 보고서에서 금메달 기업들이 △현존하는 핵심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사업 분야를 효율적으로 다각화하며 △같은 실수는 절대 반복하지 않고 △변화는 차근차근히 치밀하게 추진하는 특징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그가 꼽은 금메달 기업은 지멘스 노키아 알리안츠 리걸앤드제너럴 뮌헨리 로열더치셸 글락소스미스클라인 HSBC 라파즈 등이다.

◆ 현재의 핵심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라

= 금메달 기업의 특징은 새로운 분야를 개발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을 포기하더라도 현재 사업 분야에서 발전 가능성을 높이는 데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는 것. 일반적인 경영 논리와는 어긋난 듯하지만 노키아와 에릭슨의 사례에서 타당성이 입증된다.

노키아는 1990년대 중반 수익성이 떨어지자 문제해결팀을 만들어 기존의 핵심역량 분야인 유선통신을 재개발하고 보완했다. 가격과 납품ㆍ유통 기간도 조정했다. 통신사업에 불경기가 왔을 때도 원칙을 지켜 결국 휴대폰시장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됐다.

에릭슨은 90년대에 뛰어난 기술력을 내세워 통신 분야의 선두주자로 각광받았다. 에릭슨의 야심은 연구개발에 대한 과도한 투자와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통신산업이 불경기를 맞게 되자 에릭슨은 다른 업체보다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에릭슨의 휴대폰 부문은 2000년 결국 소니에 합병됐다.

◆ 제품ㆍ지역ㆍ고객을 다각화하라

= 알리안츠는 1890년 독일에서 설립된 화재보험 전문업체. 알리안츠는 10여 년 만에 국내 1위로 올라서자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우선 가족형태 나이 질병부터 취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준으로 고객을 세분화한 뒤 맞춤상품을 개발했다. 서비스 영역도 생명 산업재해 기업ㆍ개인보험과 자산관리까지 넓혔다.

프랑스의 시멘트 전문업체인 라파즈는 지역의 폭을 확대했다. 19세기에 프랑스에서 큰 성공을 거둔 라파즈는 수에즈운하 건설에 시멘트를 납품하면서 글로벌시장 개척에 나섰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남유럽 동유럽 중동 등으로 진출했고, 국내에서도 한라시멘트를 인수했다.

◆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라

= 로열더치셸은 2차 세계대전 이전에 1인 경영 체제였다. 당시 최고경영자 헨리 디터딩은 결단력 있는 리더십을 갖추고 회사를 크게 발전시켰다. 그러나 히틀러의 사상에 매료돼 독일에 거금을 지원했고, 이는 고객의 신뢰를 잃고 성장이 정체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로열더치셸은 그 후 최고경영자가 절대적인 권한을 갖지 못하도록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상임이사회를 만들어 중요한 경영 판단을 맡기고, 최고경영자는 이사회를 총괄하는 정도로 제한했다.

◆ 변화는 차근차근, 치밀하게 추진하라

= 지멘스는 2차 대전 후 전기통신과 전기발전의 양대 사업을 구조조정할 필요성을 느꼈다. 지멘스는 1957년부터 준비작업으로 라디오 TV 전기기구 사업을 통합해 자회사를 만들고 가전업체 보슈와 합작을 결정했다. 그러면서도 합병 후 10년이 지나서야 에너지기술 설비장치 등 6개 사업 부문으로 재편성했다.

반면 아에게(AEG)는 1962년 내부혁신이 시급하다며 외부전문가를 동원해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구조조정으로 직원들은 서로 경계하는 분위기였고 간부들은 책임을 떠넘기기 시작했다. 유능한 인재들은 두려움이 가득한 경직된 조직에 실망해 떠나기 시작했다. 결국 1960년대 후반에 이르자 수익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고 한때 라이벌이던 지멘스를 다시는 따라잡지 못했다.

출처 - 매일경제

[오정후 세계경영연구원 이사 / 정리 = 김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