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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폭등 잡았지만 ‘불안’ 여전

daumstar 2007. 7. 10. 18:22
집값 폭등 잡았지만 ‘불안’ 여전
문화일보 | 기사입력 2007-07-10 14:02 | 최종수정 2007-07-10 15:02 기사원문보기

지난 1월 발표된 1·11부동산 대책의 성적표는 어느 정도일까. 6개월이 지난 지금, 부동산 전문가들은 1·11대책이 폭등하던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을 잡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20% 이상 오르며 급등세를 보이던 서울 강남구지역 아파트는 올 상반기 6개월동안 -1.51%의 변동률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11대책이 대출규제 등 응급처방 위주이며, 장기적인 대책이 아닌 만큼 시장 불안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총평 = 1·11부동산대책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와 분양가 인하, 청약제도 변화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는 발표 당시부터 부동산 시장의 급변을 예고했다. 특히 ‘총부채상환비율(DTI)’이라는 부동산 대출 규제는 급등하던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값을 약세로 반전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폭등하던 집값을 잡은 공신은 대출규제”라며 “돈줄을 쥐어 수요를 억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2009년까지는 충분히 시장 안정을 가져올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얼마나 떨어졌나 =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를 비교해 볼 때 올해는 ‘폭락’이라는 표현을 써도 괜찮을 정도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1·11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10일 현재 6개월 동안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는 0.4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지역의 지난해 하반기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10.30%)과 상반기 매매가 상승률(9.00%)을 비교해 볼 때 ‘대단히’ 안정을 찾았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서울 강남구는 지난해 상반기(21.01%)와 하반기(10.81%)에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은 -1.51%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는 현재 매매 평균가가 10억1500만원으로 지난해 12월보다 1억여원이 떨어졌다.

경기지역도 비슷하다. 버블세븐 지역으로 지목됐던 과천시는 지난 6개월 동안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6.37%로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과천시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13.69% 상승하는 등 지난해 아파트 가격이 24%이상 올랐다. 과천시 원문동 주공2단지 52㎡아파트는 지난해 11월 8억4000만원의 매매평균가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는 7억2500만원으로 1억1500만원이나 하락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부동산연구소장은 “기존 1가구 소유자들이 넓은 아파트로 옮기려는 교체 수요가 아직도 남아 있지만 투기성 투자자와 무주택자들이 시장을 관망하면서 아파트 값이 크게 떨어졌다”며 “하지만 집값이 떨어지지도 않고 오르지도 않는 횡보 장세를 보이고 있어 불안 요인은 상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값 안정세의 원인은 = 1·11대책이후 아파트 값이 안정을 보인 이유는 복합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DTI라는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하지만 대출 규제 외에도 청약제도 개편, 분양가 상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부동산시장 안정을 가져 왔다고 평가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대출규제에다 장기 무주택자들이 쉽게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청약가점제 9월 실시, 분양가 상한제를 통한 싼 아파트 공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기존 주택 시장과 분양시장 모두를 안정시켰다”며 “하지만 시장경제의 근간을 무시해 민간 건설업체의 주택 사업 의지를 꺾어 장기적으로 보면 집값 불안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연구위원도 “여러가지 제도 개편과 시행을 통해 수요자들에게 싼 집이 나온다는 기대감을 줘 시장을 안정시킨 것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중기적으로는 현 대책이 눌러놓고 지연시킬 뿐 근본적 문제해결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시장이 불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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