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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본 스타벅스 회장이 투자한대요" - 핑크베리 요거트

daumstar 2007. 3. 13. 19:12
"맛 본 스타벅스 회장이 투자한대요"
뉴욕에 살고 있는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이 지난해 12월 갑자기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있는 한 요거트 체인점을 찾았다.

전혀 예고도 없었다.

그는 이 요거트 체인점 주인을 만나고자 했다.

슐츠 회장은 요거트 체인점 `핑크베리`를 만든 젊은 여성경영인 셀리 황(34ㆍ한국명 황혜경)과 그의 파트너 영 리(43ㆍ한국명 이영)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내가 지금까지 35년 동안 한 일보다 더 대단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요거트 가격은 너무 비싼 것 같아요."

셀리 황은 "스타벅스 커피도 너무 비싸다"고 응수했다.

이후 슐츠 회장은 핑크베리에 대한 투자의사를 밝혔다.

핑크베리와 스타벅스는 조만간 정식계약을 맺는다.

스타벅스가 새롭게 자본을 투자하고 인력관리나 트레이닝, 경영노하우, 부동산 투자 등을 지원하게 된다.

요거트 전문 체인점 핑크베리가 미국인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핑크베리와 셀리 황은 이미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와 웨스트 할리우드, 리치먼드 등에 있는 핑크베리 점포에는 미국인들로 가득하다.

항상 줄을 서야만 한다.

얼마나 찾는 고객들이 많았으면 지역주민들이 `핑크베리에 들르는 고객들의 불법주차를 막아달라`고 진정서를 낼 정도겠는가.

지난해 말 미 전역에서 날아 들어온 프랜차이즈 접수장만 모두 3000장에 달했다.

대부분이 미국인들이었다.

황 사장은 이 가운데 8군데를 골랐다.

거대기업 디즈니도 "같이 하자"면서 투자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있는 프랜차이즈 점포만 모두 14개. 로스앤젤레스에 11개 체인점이 있고 뉴욕에도 3개가 운영되고 있다.

베벌리힐스 핑크베리의 한 달 매출은 45만달러(4억2000만원) 선. 점포 한 곳에서만 연간 540만달러(50억원)를 벌어들이고 있다.

스타벅스 투자를 받아들이는 것과 함께 올해 핑크베리 미국 내 점포는 크게 늘어난다.

MGM호텔 내를 비롯해 플로리다 등 미국 전역에 30개의 핑크베리가 새롭게 오픈하게 된다.

런던에서도 새롭게 3곳의 핑크베리를 열 계획이다.

황 사장은 "핑크베리 요거트의 맛은 최고라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황 사장은 "브랜드 이미지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면서 "미국 내 최고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잡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녀는 서초고를 졸업하고 미국에 건너와 USC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하던 때 식당을 인수해 경영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핑크베리를 만들기 위해 요거트의 본고장인 이탈리아를 수십 번도 더 갔다.

건강에 민감한 미국인 입맛을 맞추기 위해 우유와 요거트만으로 재료를 만든다.

핑크베리 요거트는 지방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

핑크베리 특유의 시원하고 깨끗한 맛을 위해 컨테이너 20개 분량 우유를 버렸을 정도다.

"전문화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핑크베리에서는 물도 팔지 않아요. 오로지 요거트만 팝니다 . 대신 가장 신선하고 좋은 재료만 씁니다 ."

황 사장은 "코리아타운에 대해 잘 모르던 미국인들도 핑크베리에 오면서 한국 식당과 한국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셀리 황의 핑크베리에는 동업자가 있다.

디자인 아키텍처로 유명한 영 리 씨.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하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아키텍처협회상(AIA)을 수상했을 정도로 실력파 건축 디자이너다.

웨스트LA에 있는 대형 쇼핑몰 웨스트 필드를 디자인해 유명해졌으며 그는 핑크베리의 디자인과 외관을 모두 책임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 김경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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