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기업경영

혁신막는 낡은 경영원칙은 과감히 버려야

daumstar 2008. 5. 13. 23:39
혁신막는 낡은 경영원칙은 과감히 버려야
때론 표준화보다 다양성, 분업보다 경쟁이 유용
위험 줄이려면 경영의 신ㆍ구프로세스 병행 필요

◆Biz Trend / 경영혁신으로 가는 길◆ 

GE는 '산업연구개발원'을 처음 만들어 과학적인 발명의 과정을 체계화했다.

듀폰은 1903년 처음 투자대비수익률(ROI)이라는 평가기준을 마련해 제품별 성과를 비교할 수 있는 틀을 마련했다.

많은 기업이 새로운 경영혁신의 틀을 만들었던 기업을 본받고, 혁신의 성공으로 경쟁 우위를 가지려 노력한다. 고민스러운 사실은 경영혁신이 경쟁 우위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것. 경영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은 △참신한 경영원칙 △다양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식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보가 축적되는 프로그램 등 세 가지 조건을 지니고 있어야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참신한 경영원칙의 대표적인 사례는 도요타다. 전문가들은 도요타 약진에 엔저 현상, 일 중독증, 일본의 전통문화 등을 꼽았지만 핵심은 '노동자의 지적 능력 배양'이었다. 도요타는 노동자를 쥐어짜야 한다고 생각해온 미국 기업을 효율성 측면에서 20년 이상 앞섰다.

다양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식 사례인 홀푸드(Whole Foods)마켓은 끈끈한 조직으로 성공한 기업이다. 홀푸드마켓은 조직의 기본 단위를 유기농식품, 가공식품, 해산물 등 판매 분야별 작은 팀으로 구성하고 재고 수준이나 진열은 물론 고용에 이르기까지 자율성을 부여했다. 성과급은 팀 단위로 지급하고, 스톡옵션의 94%는 일반직원에게 돌렸다.

GE는 최초로 교육훈련센터와 360도 다면평가 등을 도입했다. 그 결과 GE 인재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쟁력을 보유하게 됐다.

경영진의 일은 바꾸는 일이며, 바꾸는 게 바로 경영혁신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는 '경영혁신으로 가는 길(The Why, What, and How of Management Innovationㆍ게리 하멜ㆍ2006년 2월호)'에서 △큰 문제에 도전 △새로운 경영원칙 마련 △정설의 폐기 △다른 곳에서 배우기 등 경영혁신의 네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HBR는 우선 큰 문제가 항상 혁신을 만든다는 보장은 없지만 작은 문제는 절대 혁신을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큰 문제'를 찾으려면 세 가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첫째, 기업 내에서 한번도 해결할 수 없었던 모순(trade-off)을 찾아야 한다. 둘째, 대기업은 벤처기업에 비해 시장 변화에 잘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런 기업은 할 수 없는 것을 떠올리고 그것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변화시켜야 한다. 셋째, 기업은 '미래의 문제', 즉 초저가 경쟁업체의 등장, 냉소적이고 저항적인 소비자 집단의 부상, 따라갈 수 없는 기술의 등장 등 지금 당장 대비해야 할 문제를 발견해야 한다.

새로운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새로운 경영원칙이 필요하다. 예컨대 1968년 당시 미국 신용카드 산업은 은행별로 모두 시스템이 달랐다. 은행가 디 혹(Dee Hockㆍ당시 38세)은 은행들이 일원화된 브랜드와 청구시스템에 협력하게 만드는 문제에 도전했다. 그가 세운 새 시스템의 원칙은 △권력과 기능은 최대한 넓게 분배돼야 하고 △어디에도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운영돼야 하며 △협력과 경쟁이 고르게 섞여야 하고 △매우 융통성 있게 돌아가는 동시에 튼튼해야 하며 △소유 방식은 공정하면서 협력적이어야 한다는 것. 이렇게 만들어진 '비상장 영리목적의 금융협회'가 바로 세계 최대 신용카드 법인인 비자(Visa)다.

오래된 경영원칙이 통하지 않는 사례도 많다. 분업은 조직 간 경계를 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막는다. 표준화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부적합한 것으로 만든다. 계획과 통제는 불투명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착각을 불러온다. 관료제 속에서 경영진은 자신의 권력과 자원을 지키기에 급급하다. 기업이 변하려면 이러한 원칙보다는 다양성, 경쟁기반, 유연한 자원분배, 행동주의 등을 추구해야 한다.

정설도 폐기할 필요가 있다. GE의 6시그마나 코닥의 디지털화 전략은 최고경영자를 중심에 둔다. '변화는 위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게 주요 시각. 하지만 구글은 특이한 전략수립 체계를 갖고 있다. 특이한 취미를 가진 사람을 뽑고, 작은 프로젝트 팀으로 나누며, 관리는 최소화한다. 1명의 관리자가 160개의 팀을 담당할 정도. 수평적인 의사소통과 내부 경쟁을 도입했다.

구글렛(Googlettes)이라는 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스스로 만든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내부 투표를 거쳐 기업 전체의 프로젝트로 발전시킨다. 전략 수립의 책임은 CEO와 최고경영진에서 일반 직원에게로 옮겨가게 된 셈이다.

경영혁신을 위해 다른 곳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본부 인력 100명에 총 2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알코올중독자치료협회는 '술 마시지 않기'와 '다른 사람을 돕기'라는 임무만 갖고도 훌륭하게 운영되고 있다.

네 가지 방법으로 경영혁신의 아이디어를 얻은 후에는 경영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

다만 모든 프로세스를 한번에 바꿀 수는 없으므로 위험 부담을 줄인 시험을 먼저 해야 한다. 새로운 프로세스와 기존 프로세스를 한동안 같이 운영할 수도 있다.


출처 - 매일경제
[이계평 세계경영연구원 이사]



[정리 = 김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