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제가 고등학생 하숙 시절에는 하숙생들이 돈을 모아서
비디오 가게에서 기계와 테잎을 빌려 영화를 봤습니다.
그 때 봤던 몇 안되는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다이하드와 함께
첩혈가두 입니다. 영웅본색, 첩혈쌍웅 등의 영화가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스케일의 규모가 더 크며 영화에 담긴, 우정,의리,의협심,모험 등이
감수성을 자극해 더 깊게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OST로 보는 영화 - 첩혈가두>
감독인 오우삼도 자신의 영화 중 이 영화를 가장 아낀다고 합니다.
홍콩 역사 속의 제국주의에 의미, 전쟁이 빚어내는 몰인간성,
그리고 6년 후 중국 국적을 갖게 되는 홍콩인들의 불안심리와 노스탈지아가
더욱 확실히 되살아나는 작품 입니다.
1967년 홍콩. 고아지만 정이 많고 총명한 아비(양조위),
열등감이 심하고 장래에 대한 포부가 큰 세영(이자웅),
직선적인 낙관주의자 아휘(장학우)는 우정과 의리를 중요시 여깁니다.
그들의 유일한 꿈은 벤츠를 모는 의젓한 부자가 되는 것이다.
젊었을 때의 양조위 얼굴은 같은 남자도 질투날 만큼 잘 생겼습니다.
채시라를 닮은 것 같은 무척 청순한 이 아가씨가 영화 속 양조위의 여자친구 입니다.
양조위는 여자친구가 임심을 하게되어 결혼을 하게 됩니다.
결혼 피로연 자금이 모자라 고민하던 중 장학우가 돈을 빌려오다
동네 깡패를 만나 머리가 깨집니다. 양조위는 신혼 첫 날 밤 친구의 의리 때문에
동네 깡패들에게 복수를 하다 실수로 상대를 죽이게 돼고..
경찰에 쫓기는 신세로 사랑하는 아내을 두고 친구 셋은 사이공으로 도망을 갑니다.
사이공에 온 이들은 세영(이자웅)의 친척이자 킬러 아락(임달화 아래 사진)을 만나게 됩니다.
임달화 이 배우도 참 멋있습니다.
나이트클럽에는 사장이 강제로 데려온 홍콩 여가수 수청이 노예 신세로 지내게 되자
이를 본 주인공들은 킬러 아락과 함께 의협심을 발휘해 나이트를 습격,
여가수와 금괴를 빼내옵니다.
하지만 여가수는 탈출 도중 총에 맞아 아쉽게 죽게 되며,
세영(이자웅)은 금괴와 많은 돈에 이성을 잃어 오직 돈을 갖고 달아날 생각을 합니다.
세영(이자웅)의 금괴에 대한 욕심은 친구의 우정에 금이 가게 만들고...
추격자들의 탈출 과정에서 이자웅은 친구 장학우대신 금괴를 택하며
상처 입어 움직임이 힘든 장학우의 머리에 총을 쏘고 탈출을 합니다.
세월이 흘러 이자웅은 돈과 회사 사장의 위치를 물려 받을 지위에 오르게 됩니다.
하지만 다쳤던 양조위가 회복한 후 장학우를 수소문해 찾자 그는
이자웅이 쏜 총알이 머리에 박혀 고통을 이기지 못해 마약에 찌들어
거리의 킬러로 개만도 못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이를 본 양조위는 눈물을 머금고 가장 소중했던 친구 장학우의 가슴에 총을 쏴
편하게 잠들게 해 줍니다.
그리고 우정을 배신한 이자웅을 찾아가 머리에 총을 쏴 단죄합니다.
1990년 한 번 본 이 영화의 줄거리, 배경음악, 양조위의 눈빛과 모습이
18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았는데
우연히 DVD를 접해 기쁜 마음에 다시 보고 감상평을 올립니다.
시대적인 상황 재현과 전쟁 느와르로 최고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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