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일의 경제노트, 2007.12.17)작년에 필자 일행 여섯 명이 에든버러에 있는 이탈리아 식당에서 겪은 일이다. 우리 일행 중 대표 격인 한 명과 식당 주인 간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문제는 우리가 예약한 테이블에 먼저 앉아 있던 사람들의 식사가 끝나지 않아 앉을 수 없게 된 것이었다.
우리 측 일행 대표는 예약한 테이블에 바로 앉아야겠다고 고집하며, 자리를 마련해두지 않았다고 주인에게 크게 화를 냈다.
우리 측 대표가 "내가 이놈의 식당 다시는 오나 봐라!"라고 말하며 식당을 박차고 나가서, 모두 밖으로 따라 나가려던 참이었다.
필자는 역시 화가 나서 씩씩거리는 주인 앞으로 다가갔다. 주인은 "식당을 이런 식으로 운영해서 되겠느냐"는 식의 비난이 또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가 얼마나 기다리면 되겠느냐고 차분하게 묻자, 15분 정도 기다리면 자리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군요! 그러면 자리가 날 때까지 앞쪽 바에서 간단히 와인 한 잔 하며 기다릴 수 있을까요?"
필자가 이렇게 말하자 식당 주인은 "그럼요. 원하시는 것 아무거나 주문하세요. 제가 대접하겠습니다"라고 흔쾌히 대답하였다.
우리는 와인 한 병을 시켜 마시며 기분 좋게 기다렸다. 그 날 저녁, 우리 일행은 그곳에서 내내 친절한 서비스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