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0대에 억대 연봉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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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연봉’ 다섯 가지 전략
금융·에너지 등 고수익 업종에 발을 담가라.
주식 투자를 하는 심정으로 일할 회사를 골라라.
억대 연봉을 주는 직무로 과감히 자리를 옮겨라.
남이 복제할 수 없는 나만의 노하우를 만들어라.
시장의 인재수요에 대해 안테나를 세워라.
샐러리맨에게 연봉 1억원은 꿈이다. 억대 연봉자는 전체 근로소득자 1190만3000명 중 약 0.45%인 5만3000명에 불과하다. 헤드헌팅업계에서는 억대 연봉자를 ‘Top Talent(최고인재)’라고 부르면서 연예계의 스타와 비슷하게 취급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억대 연봉자는 해마다 20%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1997년 7000명에서 2001년 2만1000명으로, 그리고 2005년에는 전년 대비 28% 늘어난 5만3000명이 됐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예기치 못한 분야에서 억대 연봉자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억대 연봉을 받는 방법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잘 다니면 언젠가는 꿈의 연봉을 받을 수 있었다. 대기업에서 오래 버티기만 해도 연공서열에 따라 연봉이 1억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더 이상 실현되기 어려워졌다.
좋은 대학을 나와서 좋은 회사에 들어갔다고 해서, 오랫동안 버티기만 하면 1억 연봉을 꿈꿀 수 있는 직장은 거의 없다. 정년을 보장해주던 과거의 좋은 직장이 지금은 앞장서서 해고의 칼날을 휘두르기 때문이다.
평생 직장이 사라지고 사오정(45세 정년)이 대세가 된 요즘, 30대부터 억대 연봉을 받지 않고서는 월급쟁이로 중산층의 생활을 보장 받을 수 없다. 그렇다면 30대에 억대 연봉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억대 연봉자가 되려면 우선 연봉의 구성요소를 이해하고 전략을 잘 수립해야 한다. 연봉은 크게 두 가지에 대한 보상이다. 하나는 직무이고, 다른 하나는 성과다. 어떤 회사에서 어떤 직무를 맡느냐에 따라 연봉의 출발점이 정해진다. 출발점이 높을수록 당연히 유리하다. 그러나 출발점이 낮더라도 달리기를 잘하면, 즉 성과가 좋으면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다.
무조건 열심히 일한다고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1분당 800타를 치는 타이피스트가 타이핑 속도를 1500타로 높이고 더 늦게까지 일한다고 해서 연봉이 두 배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손가락을 못쓰게 되거나 컴퓨터 등 신기술에 밀려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차라리 틈틈이 컴퓨터·회계 등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편이 낫다.
30대 직장인이 1억원의 연봉에 도전하려면 다음 다섯 가지 원칙을 잘 고려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첫째,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업종에 발을 담가라. 사양길에 있거나 수익률이 낮은 업종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없다.
은행·증권·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나 화학·정유·기계와 같은 장치산업에 속하는 회사들의 연봉이 대체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무조건 대기업이나 선두업체가 연봉이 높은 것은 아니다. 동종업계에서도 때로는 후발업체가 더 좋은 인재 확보를 위해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기도 한다.
주의할 점은 제품이나 산업에는 엄연히 매출이나 순익이 확대되고, 정체되고, 축소되는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업종의 기준이 영원할 것이라고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닷컴 열풍이 한창일 때는 IT 회사의 연봉이 전반적으로 높았지만 요즘에는 유명 학원 강사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이 억대 연봉을 받는 직종으로 각광 받고 있다.
대학이나 전공이 업종을 결정하는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모 투자운용사의 펀드매니저 A(37)씨는 시골 출신으로, 명문대 상경계열 전공자도 아니고 MBA 학위도 없지만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다. 그의 경쟁력은 남보다 일찍 이 업종에 뛰어들어 인맥과 경험을 축적한 것. 최소한 6년 이상 밤낮으로 기업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탐방을 하지 않는 한 A씨 수준의 경험을 쌓을 수 없다.
둘째, 주식 투자하는 심정으로 직장을 골라라. 미국의 동영상 벤처업체 유튜브의 CEO들이 억만장자가 됐을 때 그 직원들은 백만장자가 됐다. 유튜브가 구글에 인수되기 전 이 업체의 홍보를 대행해주던 한 홍보대행사의 중견 간부에게 스카우트 제안이 왔다. 유튜브로 자리를 옮겨 홍보담당을 맡아달라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이 간부는 안정된 직장을 버리기 아까웠다. 유튜브는 당시 직원 10여명의 아주 작은 기업이었고 장래가 불투명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데리고 있던 말단 직원을 대신 추천했다. 그런데 몇 달 뒤 구글이 유튜브를 거액에 인수했다. 유튜브로 회사를 옮긴 부하 직원은 아무 한 일 없이 스톡옵션으로 수십억원을 벌었다. 그를 대신 보낸 간부는 말도 못하고 며칠을 끙끙 앓았다.
회사를 고르는 일은 주식을 고르는 일과 비슷하다. 성장기업 또는 안정적인 기업이 반드시 좋은 직장은 아니다. ‘나’에게 많은 금전적·비금전적 보상과 기회를 주는 회사가 좋은 직장이다. 많은 이익을 내면서도 직원에게는 인색한 회사도 많다.
30대에 연봉 1억에 도전하는 직장인이라면, 성과에 대한 보상을 많이 하는 조직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자동차나 보험 등의 영업사원은 영업실적에 따라 연봉 폭이 크다는 것은 기지의 사실이다. 연예계나 스포츠계의 스타보다는 못할지라도 영업직에서 억대 연봉자는 기본적으로 존재한다.
최근에는 일반관리직에서도 개인이나 팀의 직무 성과에 따른 연봉의 차이가 커지는 것이 일반적 추세이다. 직급보다 직무의 성과 평가에 따른 보수의 차이가 더 큰 회사가 많다. 통상적으로 두 단계 낮은 직급인 대리가 차장보다 총 연봉을 더 많이 받는 경우도 있다. 성과목표 관리를 잘하는 회사일수록 당연히 목표 초과를 독려하는 인센티브 제도가 있다.
셋째, 억대 연봉을 주는 직종으로 자리를 옮겨라. 단순 사무직과 비숙련 생산직, 진입 장벽이 낮은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억대 연봉을 꿈꿀 수는 없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어떤 직무를 맡느냐에 따라 연봉 수준과 보상 방식이 달라지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보험 계리사, 브랜드 마케터, 디자인 실장 등은 억대 연봉을 받는 직무들이다.
전문화된 직무의 경우 글로벌 기업의 한국 법인에서 일하는 사람의 연봉이 대체로 많다. 보험 계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30대 초반의 한 미국 동포는 국내 외국계 보험사에서 3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다.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는 B(33)씨도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다. B씨는 약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며 외국어에 능통하다.
새로운 서비스나 상품, 유통방식이 등장함에 따라 새롭게 부각되는 직무들도 있다. 회사 안에서도 중심 직무는 변화한다. 최근에는 금융회사의 신상품 개발인력에 대한 연봉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아졌다. 보험상품을 설계하는 계리사처럼 통합금융시대에 적합한 신상품을 개발하는 인력이 각광 받게 된 것. 증권업계에서는 전통적으로 연구직에 속하는 애널리스트가 실무직인 펀드매니저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펀드 투자의 규모가 커지면서 펀드매니저의 몸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연봉 수준이 비슷하다면, 보다 폭넓게 도전적인 직무를 부여하는 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향후 더 높은 연봉을 기대할 수 있다. 사전에 연봉이 높은 직무를 조사하고 자격요건을 맞추어 준비하는 것이 좋다. 때로 직급의 도약을 위해서는 일정한 학위나 자격증을 요하는 경우가 있다. 회사 내에서 연수를 보내주는 일이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현직을 포기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일단 입사하고 나면, 사내에서 전직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드물다. 순환보직제는 일반 직장인에게 해당 사항이 더욱 적어졌다고 보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본인의 적성을 고려하면서, 성장성이 높은 팀이나 직무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
넷째, 다른 사람이 복제할 수 없는 나만의 노하우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규 사업이나 과제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것이 좋다. 회사에서 주어진 직무만 시키는 대로 하는 경우 직무의 난이도가 낮아 다른 사람으로 쉽게 대체할 수 있다. 본인이 아무리 업무를 잘 한다고 하더라도, 그 일을 예전에 더 잘했던 사람이 많이 있을 수 있다.
누구나 잘할 정도로 표준화된 일이라면, 컴퓨터나 기계를 이용해서 자동화할 수도 있다. 그 직무에 더 이상 사람이 필요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은행의 예금 입출금 업무를 자동인출기(ATM)로 대체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뿐 아니라 과거에는 상당한 수준의 숙련이 필요했던 업무조차 차츰 표준화되고 더 싼 임금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기업의 생산공정은 물론 전화 상담, 연구개발(R&D) 업무까지 개발도상국으로 아웃소싱되는 추세다.
익숙한 과거의 방식에서 탈피해서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것이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중요한 신규 사업이나 과제를 수행할 멤버를 구할 때는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참여하는 것이 좋다. 본인의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가져야만 새로운 직책이나 연봉 수준의 도약을 기대할 수 있다.
다섯째, 시장의 인재수요에 대해 안테나를 세워라. 현재의 경쟁 업체나 신규 사업과 관련된 경쟁 업체에 대해 주시하고 있어야 한다. 또 기존 경력으로 도전해볼 수 있는 새로운 유망 직종이 있는지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전통적인 회사에서 새로운 직무와 직책이 생겨난다면, 그것은 그만큼 중요하고 유망하지만 그 경력을 가진 경쟁자가 많지 않다는 얘기이다. 본인의 가치나 잠재력을 충분히 인정해주고 현직보다 높은 직책과 연봉으로 도전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회사나 직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한다. 온오프 미디어에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하지만 적극적으로 정보채널(인맥)을 만들어가야 한다. 경쟁자가 적은 유망 직종이나 포지션일수록 대중매체가 아니라 사적 정보채널을 통하기 마련이다.
물론 이직을 자주 하는 사람은 어떤 조직에서도 쉽게 인정 받지 못한다. 하지만 새로운 업무에 도전하지 않고 한 곳에만 안주하는 사람은 더욱 인정 받기 힘든 시절이 되었다. 직장 연차가 높아지면서, 틀에 잡힌 업무를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에게 높은 직책이나 연봉을 제시하는 조직은 없다.
/ 김종완 카푸스파트너스 대표 jwkim@cap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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